# 0. 두려움과 불편함의 갈림길에서 함께 걷는 법을 배운다. 오수연 감독, 『골목길 :: A Blind Alley』입니다. # 1. 늦은 밤 골목길을 걷던 문영이 추행을 당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폭력성과 별개로 흥미로운 것은 치한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이 아니라, 굳이 조깅하는 모습을 보여준 후 추행한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뒤에서 와락 덮치는 장면으로 연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걸 생각할 때, 해당 장면은 의도된 것이라 추측하는 것이 썩 자연스럽겠죠. 오프닝의 치한은 이후 서사에 유의미하게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은채가 치한과 만난다거나, 중간에 치한이 잡혀 서사의 흐름이 바뀐다거나 하는 것은 없으니까요. 즉, 일련의 오프닝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목적지향적인 시퀀스라 할 수 있고,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