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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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하라 미카 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외로움 _ 별의 목소리, 신카이 마코토 감독

# 0. 감독의 날것 그대로를 맛보고 싶다면 언제나 데뷔작 만한 게 없죠. '신카이 마코토' 감독, 『별의 목소리 :: ほしのこえ』입니다. # 1.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놓으며 스펙트럼을 과시하는 감독들도 있습니다만, 자신의 작품 세계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만들어 반복적으로 가다듬고 심화시키는 감독들도 있습니다. 때론 지루하다거나 심지어 자기 복제 아니냐라는 가혹한 평을 듣기도 하지만 대신 필모그래피를 천천히 따라가는 동안 한 인간의 철학과 깊이 있게 소통하는 감동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죠. '신카이 마코토'는 대표적인 감독 중 하나라 할 법합니다. 그중에서도 데뷔작 는 작품 철학의 원형이라 할 수 있겠죠. 심각하게 못생긴 인물 작화 정도를 제외하면(...) 이후 반복적으로 발견하게 되..

Film/Animation 2022.01.29

무던히 털고 일어날 수 있었으면 _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

슬슬 선풍기를 꺼낼 때가 온건가 싶은 생각과 먼지 낀 선풍기를 닦는 것에 귀찮다는 생각이 겹쳐 드는 늦은 봄과 초여름의 중간 즈음 어느 날. 아직 시원함보단 쌀쌀함에 조금은 더 가깝지만 그렇다고 춥다고 잘라 말하기엔 어딘지 호들갑을 떠는 것만 같은 평일의 오후. 둘이 살기엔 조금 답답하지만 홀로 살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호젓한 작은 자취방의 창밖으론 한적한 자동차 소리, 어쩌면 지긋한 기차 소리가 썩 나쁘지 않은 호흡으로 적막을 깨고. 멀찌감치 드문드문 들려오는 이름 모를 누군가들의 재잘거림과, 여백을 메우며 멈춘 듯 흘러가는 구름을 멍청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무표정한 뺨 위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순간.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입니다. 잃어버린 무언가와 잃어버린 무언가들에 대한 잃어버린 기억들. ..

Film/Animation 202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