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소녀가 달립니다. 화려하면서도 순박한 무늬가 그려진 품이 넓은 치마를 두르고, 맑고 어린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둔탁한 발을 낡은 샌들에 얹고 달립니다. 숨 막히게 만드는 깨끗한 산등성이를 넘어 소녀는 힘차게 내달립니다. '후안 카를로스 룰포' 감독, 『로레나 - 샌들의 마라토너 :: Lorena, La de Pies Ligeros』입니다. # 1. 마라톤에 대한 영화입니다만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다양한 음향 효과를 위해 영화를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소리의 활용이 펼쳐집니다. 날카롭게 찌르는 현악 연주가 숨 막힐 듯 깊게 드리워진 산세와 함께 관객의 이목을 끕니다. 힘차게 내달리는 소녀의 모습과 넓은 화각의 공중촬영 영상 뒤로 경건하고 극적인 현악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