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쉬운 길을 어려운 일인 양 주행한다. 강예솔 감독,『로봇이 아닙니다. :: I’m not a Robot.』입니다. # 1. 문장형의 제목은 썩 익숙하다. reCAPTCHA 테스트의 문구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리캡챠는 봇을 필터링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인간이 로봇이 아님을 시험받는 구조로 짜인 테스트다. 역설적이게도 시행하는 인간의 인간스러운 선택과 인간스러운 움직임을 심사하는 주체는 온전히 프로그램이고 말이다. 목적이 목적이니만큼 리캡챠를 누르다 보면 애매한 시험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 계단을 누르라는 데 살짝 삐져나온 칸은 골라야 하는 걸까, 고르지 않아야 하는 걸까. 표지판을 골라야 하는 데 표지판의 봉은 골라야 하는 걸까, 고르지 않아야 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