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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Action

개연성 (물리) _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그냥_ 2023. 7.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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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톰 크루즈 자연사 기원 2437일 차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입니다.

 

 

 

 

 

# 1.

 

문득 근 몇 년 동안 재미있게 본 액션 영화가 거의 없구나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굳이 꼽자면 시카리오? 장르를 조금 더 넓히면 킹스맨 정도 될까요. 특별히 장르 편식이 있지는 않는데요.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액션 장르가 줄 수 있을 법한 재미는 이미 거의 다 맛봤기 때문이었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액션이란 장르는, 액션 어드벤처의 바이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영국식 간지 첩보 액션의 대명사 <007 시리즈>, 21세기 액션 연출의 아버지 <제이슨 본 시리즈>, 사실주의 총기 액션의 끝 <존 윅 시리즈>, 소장르 성룡의 대표작 <폴리스스토리 시리즈>, 그리고 스턴트 액션의 정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이미 대부분 정의했다는 생각입니다. 이후 어지간한 영화가 나온다 한들 이 여섯 시리즈가 그리는 육각형 테이블 안에서 나름의 좌표를 차지하며 각주를 더할 뿐 그 이상으로 뻗어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것이죠.

 

 

 

 

 

 

# 2.

 

안정적인 공장제 스토리의 기반 위로, 극한의 스턴트라는 기둥을 세운 후,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다채로운 장르적 재미로 감싸 안은 끝내주는 오락 영화.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우선 스토리를 이야기해 볼까요. 솔직히 세간의 평판이나 흥행 성적과 별개로 이야기의 완성도만큼은 특별할 게 못 됩니다. 편을 막론하고 이야기는 상당부분 예측 가능할 정도로 평이한 가운데 당대 기준으로 보더라도 낡은 클리셰를 가져온 것도 워낙 많았구요. 고전의 반열에 들어가고 있는 시리즈인 탓에 스스로 생산한 클리셰도 많지만, 역으로 스스로 생산한 클리셰를 팬 서비스라는 핑계로 어지간히 돌려 막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연대에 개봉한 제이슨 본 같은 시리즈와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심하죠.

1, 2편은 특히 앙상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새로 정주행 한 이번 역시 감상은 같습니다. 두 편 모두 톰 크루즈에게 스턴트를 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가건물처럼 보이는 느낌마저 주는 작품이었달까요. 물론 1편에서 클레어를 연기한 에마뉘엘 베아르와 2편에서 나이아를 연기한 탠디 뉴턴이 진짜 말도 안 되게 아름다워서 그깟 단점들이 눈에 들어오진 않지만요. 그래도 J.J. 에이브럼스가 연출한 3편부터는 나름 영화다운 이야기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필립 시어모어 호프먼의 무시무시한 연기력을 볼 수 있었던 3편은 관객들이 인지하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수립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죠.

 

통상 3편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듯하고 그 이유는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만, 개인적으론 3편 보단 고스트 프로토콜이 나았고 그보다 로그네이션이 더 나았고 그보다 폴아웃이 더 나았다는 생각입니다. 상투적인 스토리와, 검증된 클리셰의 서스펜스, 할리우드 돈지랄 스펙터클이 상수인 상황에서 결국 개별 작품의 성과는 스턴트의 감동에 크게 연동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스턴트의 감동은 난이도에 비례할 수밖에 없고, 스턴트의 난이도는 규모와 배우의 나이에 비례할 수밖에 없죠. 작품이 추가될수록 판때기는 커지는 가운데 연기하는 톰 크루즈의 나이는 더 먹어가니 성공만 한다면 속편일수록 거의 무조건 평가가 나아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 3.

 

어쨌든 좋게 말하면 안정적인 나쁘게 말하면 상투적인 공장제 스토리 위로 장르적 재미를 착실히 쌓아나갑니다. 첩보물로의 서스펜스는 차고 넘칠 정도로 검증된 클리셰들만 영리하게 끌고 와 따박따박 득점합니다. 액션 영화로서의 스펙터클은 할리우드의 자본력에 힘입은 넉넉한 폭발과 분장과 컴퓨터 그래픽이 전담합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네 싶은 개연성의 허점들은 어차피 말 같지도 않은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라는 걸 강조하는 시리즈 제목과, 톰 크루즈의 미친 스턴트가 물리력으로 커버합니다. 온갖 히로인들과 짝짜꿍 하고 온갖 동료들과 화목하고 온갖 빌런들과 반목하는 동안의 내러티브는 개같이 구르는 와중에도 겁나 잘생긴 톰 형의 얼굴과, 때론 과소평가되기도 하는 절륜한 연기력이 가볍게 해치우죠.

 

일련의 기계적인 작동 원리 위로 각 편마다 킬러 콘텐츠가 되어줄 세부 장르가 올라타 최소한의 차별화와 스턴트의 공백을 알뜰하게 채워냅니다. 2편은 오우삼 특유의 끈적끈적한 삼각 로맨스였구요, 3편은 톰 크루즈의 감정 연기를 즐길 수 있었던 육중한 멜로드라마, 4편은 사이먼 페그로 대표되는 경쾌한 코미디라는 식이죠.

 

서스펜스, 스펙터클, 스릴러, 스턴트,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까지. 액션 오락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을 법한 거의 모든 종류의 즐거움을 한 작품 안에 녹여내려 한다면, 대부분은 너무 따로 놀거나 이물감이 심하거나 배우가 소화를 못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요. 이단 헌트가 로프에 매달려 부르즈 할리파를 타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비행기 날개를 내달리는 것처럼. 다채로운 재미 사이에서의 조화와 균형과 리듬을 탁월하게 잡아내고 있다는 것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위대함이라 할 수 있겠죠.

 

 

 

 

 

 

# 4.

 

스턴트 외에 여타 시리즈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 한다면, 사람들이 액션 영화를 보는 본연의 이유에 가장 충실한 시리즈라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액션 영화의 가장 밑바닥의 작동 원리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위험의 대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위험한 경험을 수집해 데이터를 누적하고 숙지하도록 진화해 왔고, 내가 잠재적으로 겪게 될지도 모를 임의의 위험을 대리하는 누군가를 통해 경험을 학습하는 것은 즐거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미션 임파서블은 007이나 제이슨 본과 마찬가지의 첩보 액션을 표방합니다만, 스턴트는 극단적인 환경으로 인한 물리적 스턴트에 집중할 뿐, 총 쏘고 무술 하는 첩보 액션은 최소한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를 상징하는 스턴트들은 죄다 갑자기 수조가 깨지고 차에서 뛰어내리고 절벽과 건물에 매달리는 식이라는 것이죠. 이 같은 액션은 주인공을 멋있어하는 것 외엔 관객인 나에게 아무런 데이터가 되어주지 못하는 존 윅과 같은 시리즈에서는 얻을 수 없는 압도적인 몰입감과 긴장감으로 승화됩니다.

 

# 5.

 

어차피 반복적으로 배우의 이름을 이야기한 것처럼 톰 크루즈가 절대적인 대주주임에는 분명합니다. 사이언톨로지 탓에 비호감도가 제법 높은 본토와 달리 그딴 것 알 바 아닌 한국에서는 유독 톰비어천가가 많은데요. 톰 크루즈의 탁월함에 대한 동어반복은 지루하니 넘어가도록 하고, 대신 사이먼 페그의 중요성에 대해 짚어두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시리즈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소액 주주 중 하나가 사이먼 페그라는 생각입니다. 서스펜스와 스펙터클로 관객을 끊임없이 휘두르는 작품의 특성상 유의미한 리듬과 안전한 코미디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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