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Film/SF & Fantasy

퀄찍누 _ 일장춘몽, 박찬욱 감독

그냥_ 2022. 2. 23. 06:30
728x90

 

 

# 0.

 

아이폰 13 출시를 기념한 애플과 박찬욱 감독의 컬래버레이션 단편입니다.

 

 

 

 

 

 

 

 

'박찬욱' 감독,

『일장춘몽 :: Life is But a Dream』입니다.

 

 

 

 

 

# 1.

 

아이폰 13 프로. 여기저기 호들갑을 떨어대는 게 맘에 안 들어 심술이 잔뜩 나 있었는데요. 스토어에서 실물을 만져보고 항복하고 말았던 친구죠. 사야지 사야지 했습니다만. 돈이 업쪄... ㅠ 어쩔 수 없이 플립 하나를 쿠팡 핫딜로 주은 후 맥북 에어 깡통을 스벅 입장용 방탄조끼로 들이밀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습니다. 비참하네요.

 

주워들은 바로는 갤럭시에 비해 AP 깡성능으로 조질 수 있는 고화질 고프레임 실시간 후처리 퀄리티 등의 동영상 촬영과, 특유의 갬성 색감과 근접 디테일 정도가 비교 우위라는 듯 보이구요. 광각, 망원, 야간 가리지 않는 전반적인 사진 퀄리티와 기믹성 편의 기능 등에서는 갤럭시가 우위로 평가받는 듯합니다. 아님 말구요.

 

 

 

 

 

 

# 2.

 

사실 기업 후원 영화들은 목적 자체가 불순(?)합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와 대표 콘텐츠 홍보. 즉,

본질적으로 광고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작품을 온전히 즐기기에는 자꾸만 기업 논리가 중국산 싸구려 게임 유튜브 광고처럼 끼어듭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억지로 주입되는 메시지는 불쾌할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기업 묻었다 하면 별 기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그런 선입견과 불신은 일견 타당합니다. 일전에 모 화장품 회사에서 후원한 <아노와 호이가>를 리뷰한 적이 있는데요. 상당히 편협하고 나태한 방식으로 주제의식을 소화하고 있어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드린 기억이 나는군요. 겸사겸사 안소희 양의 마스크도 기억이 나구요.

 

 

안소희의 마스크뿐 _ 아노와 호이가, 이재용 감독

# 0. '여성주의' 영화랍니다. 대체로 무슨 '주의'가 붙은 영화들은 모 아니면 도입니다. 이념적 목적성에 철저히 복무하는 한심한 영화거나, 이야기의 결과가 이념이 지향하는 가치를 증명하는 멋

morgosound.tistory.com

 

 

 

 

 

# 3.

 

실제 감독의 이름값이 비해선 좀 심심하긴 합니다.

군데군데 '숙제'를 하고 있다는 인상도 분명해 보이는군요.

 

특유의 미장센을 마음껏 펼쳐놓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에 인물의 배치와 구도 따위를 상징적으로 또 은유적으로 활용하기를 즐기는 감독의 성향을 생각할 때 이례적일 정도로 단편적이고 협소합니다. 흰담비가 등장하는 롱테이크 정도를 제외하면 무난한 화각의 화면으로 일관하죠. 아이폰에게 광각이나 망원은 장기가 아니거든요. 대신 김옥빈의 뽀송뽀송한 아기 피부를 송강호가 겨드랑이 핥듯 최대한 가까이서 담아내는 건, 디테일엔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를 크게 크게 운동시키는 건 스냅드래곤이나 엑시노스로는 구현하지 못할 빠르게 변화하는 초점을 칼같이 잡는 프로세서 성능을 과시하기 위함일 테구요. 군데군데 누끼 따는 실력을 자랑하는 대목도 보이는 군요. 두 주인공이 호롤롤로 지붕 위를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건 분명 저조도 야간 촬영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서일 텐데요... 근데 얘네 갤럭시에 비하면 고스트 현상 훨씬 못 잡고 있지 않나요? 양심 무엇?!?!

 

 

 

 

 

 

# 4.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기업 후원 영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력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 수는 있지만 어쨌든 손익분기점은 넘어야 한다는 상업적 목표가 뚜렷한 일반 영화들에 비해, 기업 후원 영화는 후원사의 목적에 부합하기만 하다면 역설적으로 상품성에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로 치자면 신상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을 과시한다는 비즈니스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 대신, 역으로 카메라 성능을 과시할 수만 있다면 뭔 짓이든 해도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박찬욱이라 한들 이날치의 장영규를 음악감독으로 써서 판소리 영화를 만들고, 스우파의 모니카를 섭외해 앤딩을 한바탕 춤으로 깔아버리는 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일입니다만, 이런 프로젝트라면 아니 이런 프로젝트이기에 돈 걱정 없이(...)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었다는 식이죠.

 

 

 

 

 

 

# 5.

 

편안한 주제의식과 안전한 설화 위에서 이채로운 표현과 스타일을 담아 낸 작품입니다. 금자 씨 이후로 오랜만에 '마음껏 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작품이랄까요. 값비싼 배우들을 이리저리 집어던지기도 하구요. 언제나처럼 알게 모르게 오마주들도 보이는 군요. 사랑해 마지않는 특유의 아재 개그들과, 중성적 뉘앙스의 섹시한 화면과, 숨길 수 없는 쫄보스러움 역시 여전합니다. 가볍게 가볍게 가되 딱 '퀄'리티로 '찍'어 '누'르는 작품이랄까요. '박찬욱' 감독, <일장춘몽>이었습니다.

 

# + 6.

 

이런 류의 작품이 계속 나오는 건 신예 감독들에겐 썩 치명적이라는 생각입니다. 툴이 부족해서 돈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기 점점 힘들게 만드는 셈이니까요. 한계를 걷어내는 좋은 세상이지만 숨어들 핑계가 없어져 가는 가혹한 세상이군요. 그래서 결론은 모다? 아이폰 마렵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 본 블로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글에서 다루는 작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댓글", "포스트를 자신의 블로그로 유인하는 데 이용하려는 댓글", "무분별한 맞팔로우 신청 댓글" 등은 삭제 후 IP 차단될 수 있습니다.

 

 

"좋아요", "댓글""구독"

 

은 블로거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