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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Thriller

마리오네트 _ 협상, 이종석 감독

그냥_ 2018. 9. 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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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윤제균 제작자님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죠. 추석 시즌만 되면 영화관에 쓰레기 같은 마이너카피작들 걸어서 돈 빼먹으려 든다라거나, 관객을 대화 상대가 아닌지 주머니 속 호구 물주로만 본다라거나, 사람들을 감정적으로만 자극하는 삼류 신파극만 만든다라거나 하는 식인데요. 이런 비겁한 날조가 아직도 판치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 않지 아니할 수 없지 않습니다?

 

 

 

 

 

 

 

 

윤제... 아니, 이종석 감독의

『협상 :: THE NEGOTIATION』 입니다.

 

 

 

 

 

# 1.

 

감독님에 대한 오해들을 볼 때면 너무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제 이런 부질없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영화산업의 수호자, 대한민국 크리에이터의 자존심, 매번 참신한 시도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혁명가, 윤제균 감독님은 충무로의 블루칩 이종석 감독을 모셔다 또! 또! 또!!! 올 추석,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십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이분은 大-윤제균 감독작 국제시장의 조감독이라는 화려한 필모그래피 하나로 손예진과 현빈을 주연으로 한 100억 원대 영화를 뚝딱 만들어 데뷔하시는 분입니다. 일반에겐 기적 같은 일이지만 향후 100년간 한국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人災에게 이 정도는 껌일 뿐인 거겠죠. 감독님의 충격적인 데뷔 소식에 김지운 감독은 늑대 가면에 가위눌리셨고 박찬욱 감독은 평론가로의 전직을 고민하셨으며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에 몸을 싣고 평양을 지나 러시아로 떠나셨다 합니다.

 

 

 

 

 

 

# 2.

 

여주인공은 손예진 배우가 낙점되었습니다.

 

손예진이 제아무리 클래식 멜로의 여왕이라지만 대가님의 명성 앞엔 일개 여배우일 뿐입니다. 가문의 영광인 줄 아세요. 배역은 보자, 경찰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이네요. 캐쥬얼한 블라우스, 반듯한 정장, 깔끔한 제복, 자연스러운 평상복 차림을 다채롭게 뽐내겠군요. 영화 초반 소개팅 설정이 나오면서 꽃무늬 옷을 입고 나온다구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설마 이쁘게 옷 입은 손예진 한번 보여주려고 이야기랑 아무짝에도 상관없는 소개팅 설정을 만들어 넣었겠어요? 그런 장면이 있다면 아마 중요한 복선일 겁니다. 설마하니 이 소개팅 설정이 거짓말처럼 휘발할 리가 없습니다.

 

손예진이 영화 시작 10분 만에 웃옷 훌렁 벗어 브래지어 끈을 보여주고 핫팬츠에 늘씬한 다리와 젖은 머리를 보여준다구요? 오호라 이 영화, 여성 인체의 미감에 대한 탐구를 다룬 예술 영화인가 보죠? 아니라구요? 왜 그러세요. 설마 나루토가 불의 의지를 이어받듯 윤 감독님의 의지를 이어받은 차기 호카게 이종석 감독님이 여배우 벗겨서 티켓 한 장이라도 더 팔아보려 하실 리가 없잖아요? 네? 노출이 딱 거기서 멈춘다구요? 마치 15세 관람가는 받아내려는 사람처럼? 설마요, 뭔가 오해가 있으셨을 겁니다. 아니다. 아니다, 이 악마야.

 

 

 

 

 

# 3.

 

남주는 현빈이라고 합니다. 납치범이라네요. 2017년 최고의 명작 <꾼>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우리 현빈 배우. 이번엔 사이코패스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하려는 건가 보군요. 기대가 큽니다. 설마하니 단순 악역이 아니라 '현빈을 좋아하는 여자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숨겨진 사연이 있다는 둥 그런 아침드라마스러운 배역은 아니겠죠? 카메라 너머의 화려한 표정과 모션 연기를 충실히 보여주겠죠? 설마, 마지막에 막 아저씨의 원빈이나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을 어설프게 베낀 듯한 총기 액션씬 같은 거 하진 않겠죠???

 

 

 

 

 

 

# 4.

 

영화 제목은 협상! 칼같은 심리전! 치열한 두뇌 싸움! 캬~ 쿨하다 쿨해.

 

여기엔 도저히 아역들이 끼어들 틈이 안 보입니다. 어설프게 영화 좋아한답시고 까부는 한량 같은 놈들은 윤제균 감독님은 무조건 아역들 등장시킨 다음 울리거나 노래 부르게 해서 관객들 울리는 도구로 써먹고 버린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데 이 영화가 그런 놈들의 콧대를 확실히 눌러 주겠군요. 네? 아... 아이들이 나온다구요? 그럼 숨겨진 미션을 띈 어린 요원인가 보네요!! 아... 운다... 구요 아... 네... 코끼리 노래를 부른다구... 요... 아...... 그럴 수 있죠. 다 우연일 겁니다. 조용! 우연이에요.

 

 

 

 

 

 

# 5.

 

대신 비천한 관객 놈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거의 위인전에 실릴 수준의 애민정신이죠. 카체이싱 좋아하시죠? 네놈들 막 차량 부왕 부왕 하면 좋아하잖아요? 물론 엉성하고 조잡해서 억지로 욱여넣은 티가 팍팍 나지만 알게 뭡니까. 국정원 싫어하죠? 욕하기 좋~게 밉상으로 만들어 넣어주셨습니다. 물론 왜 욕해야 하는지는 상실되지만요.

 

정경유착 싫어하죠? 딱 욕하기 좋~게 넣어주셨습니다. 물론 일말의 고찰 비스무리한 것도 없습니다. 방산 비리 싫어하죠? 재벌 싫어하죠? 역시 욱여넣어 뒀습니다. 하다 하다 이젠 아예 재벌이 군경작전에 자금을 댄답니다. ??????? 네? 잘못 들은 게 아닙니다. 공권력 권력자에게 뒷돈을 주는 게 아니라 작전비용을 재벌이 직접 댄다고 하십니다. ㅋㅋㅋ 윤 감독님과 이 감독님의 애민정신 앞에 개연성은 애저녁에 죽었습니다. 두 장군님의 승전보를 울리십시오.

 

 

 

 

 

 

# 6.

 

협상 전문가 손예진의 활약 앞에 국정원과 서울청, 청와대는 모두 병신처럼 보입니다. 혹자는 감독이 병신이라 유능한 캐릭터를 만들 능력이 없어서 주변 인물을 바보로 만드는 거로 때우려 한다고 왜곡하곤 하는데요. 저런, 착각입니다, 착각.

 

손예진이 너~~무 유능해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협상자한테 맥락도 설명 안 해주는 건 서울청이 병신이어서가 아니라 손예진이 관심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내내 주변 기관 인물들이 협상자의 발목을 못 잡아서 안달인 것 역시 손예진이 협상의 신이라 밸런스패치를 해준 것 뿐인 거죠. 손예진의 팀 경찰 둘이서 와이파이 되는 컴퓨터 2대로 1시간 만에 납치범 신상을 줄줄이 따는 장면도, 마치 서울청이 겁나 무능해 보이겠지만 사실은 손예진느님이 몰래 다 알려준 것뿐입니다. 물론 그 유능한 손예진이 나서는 족족 인질들이 죄다 요단강을 하이패스로 건너긴 하지만 뭐 그딴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쁜 배우가 눈 시뻘게져서 2시간 내내 울기만 하면 됐죠.

 

 

 

 

 

 

# 7.

 

그럼에도 영화의 최고 백미는 대사입니다. 

 

"여기(가슴을 가르키며), 여기가 다칩니다."

"이제 그렇게 호락호락한 세상 아니에요!"

"그 목숨 나한테 맡겨!"

"쓰레기 같은 목숨 맡아서 뭐하려구!" (※실제로 한말) 

 

2018년에 나온 영화의 퀄리티입니다.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전 귀가 막혔습니다만.

 

인터넷에 상주하는 유사 전문가들은 명심하세요. 아직 이제 갓 개봉한 그런 영화를 가지고 예고편만으로 이렇게 평가를 하거나 하는 거는 되게 섣부른 판단이에요. 직접 영화를 보시구 본인이 직접 느껴봐야 되는 거지, 저 <리얼> 처음 볼 때도 사람들이 개노잼이다 진짜 막 쓰레기 영화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진짜 많이 했잖아요? 본인이 직접 한번 봐야 돼. 이거를 보지 않고는 잘 몰라. 그거를 직접 본 다음에 그걸 느껴야지, 이렇게 뭐 예고편을 보거나 이런 거 만으로는 절대 평가를 하면 안 돼요. 절대 하면 안 돼. 본인이 직접 봐야 되는 거야 이거는. 아, 네. 좋은 영화인 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니. <리얼> 위험할 것 같네요. 정말 위험할 것 같습니다. 이종석 감독, <협상>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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