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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Comedy

엄복동을 이겼다 -2- [미스터 주, 김태윤 감독]

그냥_ 2020. 4.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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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자살했다

 

 

아주 사소한 장면 하나를 애피타이저 삼아 씹는 걸로 글을 이어갈까요. 어딘지 모를 풀 숲 한가운데 있던 범죄자의 냄새를 쫓는 장면. "잘했어."(주태주), "잘했지."(알리), "제법인데?"(주태주), "제법이지."(알리)로 이어지는 대사는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서수남', '하청일' 콤비의 만담을 반세기의 시간을 건나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그 외에 온갖 단역들이 『서프라이즈』에서도 컷 당할 수준의 오버 연기를 남발하고, 셰퍼드와 대화하기 위해서 흑염소 역시 종에 맞지 않는 개소리를 지껄이지만, 다행히도 이 모든 것들은 판다 옷을 입고 돌려차기 하는 '배정남'만큼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앞선 글에서 이 영화의 '이성민'은 자기 대가... 아니 머리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리액션 셔틀>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람보다 더 똑똑한 동물들과 터미네이터를 꿈꾸는 스마트 스피커가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는 불쌍한 머저리라고 말이죠. 하지만, 영화를 진행하다 보면 동물들과 스마트 스피커가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도 어쩔 수 없이 있는 법입니다. 비 맞는 땡중마냥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불쌍한 '이성민'을 위해 감독은 역시나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바로, <싸구려 영화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버튼 두어 개, 혹은 비밀번호만 치면 왜 때문인지 모를 팝업창들이 마구잡이로 뜨면서 '선수 입장'을 외쳐야만 할 것 같은 비밀 병기 노트북>이죠!! 대체 어디서 가져왔고, 누가 만들었으며, 어떤 알고리즘과 어떤 기능으로 저 미션을 수행하는 건지 도무지 1도 이해할 수 없는 괴기한 노트북이 때 마침 알맞은 장소에 준비되어 있고, 이걸 두어 번 두들기면 필요한 정보가 모조리 뜬다는 억지로 난관을 넘어갑니다. 감독님... 니들 노트북이랑 인터넷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뭔가 진행 비스무리한걸 했으니 또, 또, 또 싸구려 콩트를 해야 합니다. 땀에 절은 '배정남'이 눈을 뽑아버리고 싶게 만드는 울먹이는 표정연기와 함께 '엄마가 사준 건데' 따위의 지나가는 개도 웃지 않을 쓰레기 대사들과, 막장 몸개그를 시전 합니다.

 

 

 

 

어쨌든 런타임을 흘러 드디어 영화의 숨겨진 내막이 드러납니다. '길태미'가 나타나더니, 글쎄!

 

 

애완용 토이 사이즈 판다를 만들어 독점 분양하겠답니다!

그걸 위해 중국 당국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판다를 쌔볐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미친놈아. 그럼 사업화한 이후에 등록은 어떻게 할 건데요. 뻔히 판다가 사라졌는데, 갑자기 어떤 회사가 판다를 입수 해 유전자 조작한 상품을 내놓았답니다. 그걸 정부가 의심하지 않을 거라는 건가요? 토이 판다 개발용 난자 확보는 어떻게 했는지 국가가 소명하라고 그러면 어떡할 건데요. 당연히! 상식적으로! 이 사건의 내막은 '불법적', '위법적', '초법적'이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수교를 끊음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보는 국가 혹은 세력의 사주를 받았다던가, 외교 위기로 인한 정부의 혼란을 틈탄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던가, 판다를 필요로 하는 집단이 있어 비싼 값에 팔아치우고 빤스런 각을 본다던가 하는 것들 말이죠. 

 

 

이 개막장 설정 외에 진행도 개판입니다. 잠입 후 도청하는 시점에서 귀에 도청기를 쳐 끼고, '잡았어!'라고 말하는 컷은 '길태미'가 썰을 풀기 전에 편집해 넣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영화 상의 편집으론 1. '길태미'는 설명회를 시작하고, 2. 개는 떠나가고, 3. 발표회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4. '이성민'이 도청기를 꽂으며 잡았어!라고 말합니다. 잡긴 뭘 잡아, 등신아.

 

 

대충 봐도 건물 한둘은 넘어가야 하는 거리를 무슨 수로 동선을 따다 접근해낸 건진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주태주'와 '길태미'가 만났답니다. 수명의 장정을 동물 포획용 올가미라는 개막장 도구로 제압하는 저따위 걸 액션이라고 짰답니다. 뭐, 좋아요. 여기까지 왔으면 관객 역시 스스로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게 맞는 거겠죠. '길태미'를 올가미로 잡았다 칩시다. 이후에 국정원까지는 어떻게 끌고 간 건데요. 아니, 뭐 말이 되는 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어찌어찌 '길태미'를 납치해 왔다. 좋습니다. 부처에 버금가는 최대한의 관용과 인내심을 발휘해 봅시다. 감독 자신도 잘 알고 있어 대사에 까지 적은 대로, 연구원이자 사업가인 셀러브리티 '길태미'가 판다가 아무리 필요하다 한들 직접 판다를 훔치러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게 이 빡대가리들에겐 그렇게나 어려운 걸까요. 사업설명회를 도청했다면, 그 도청 내용을 녹음해 정식 수사를 진행하면 끝날 거란 생각을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아니, 그 이전에 '길태미' 앉혀 놓고 레슬링 할 시간에 국정원 동료들에게 도청 내용 들려주면 그만인 걸 왜 쳐 억울해하다가 직위해제를 당하는 걸까요. 뭐, 말이 되는 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일부러 말이 안 되게 만드려고 계산을 하고 덤벼도 이렇게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성민'은 직장에서 잘리는 순간, 본능적으로 '오상식' 과장에 빙의해 세상 진지한 표정 연기를 하지만, 상황이 이 꼬락서니면 안쓰러운 게 아니라 병신 같이만 보일 뿐이죠.

 

 

사족으로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모르는 충격적인 비밀 하나 말씀드릴까요? '주태주'가 '길태미'를 범인으로 지목한 이유라는 게 개가 '길태미'의 얼굴과 의족을 보았다는 건데요. 사실 <개는 '시각'이 아니라 '후각'이 뛰어납니다.> 개는 냄새를 통해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 충분히 구분할 수 있죠. 감독님, 모르셨죠? :)

 

 

 

 

올가미가 목어 걸려 상처나 빡친 '길태미'는 사과 빌런을 만나러 가구요. 이 사과 빌런은 쳐 영어로 말을 하는데, '길태미'는 쳐 한국어로 말을 하는데, 둘은 대화가 됩니다. 네... 그렇대요. 심지어 '유인나' 목소리의 판다는 중국어를 합니다. 그러더니 슈퍼스타라면 5개 국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하죠. 응?

 

 

이 등신 같은 소리가 뭐냐면요. '동물의 말'을 이성민이 알아듣게 되었다 라는 기본 설정이 붕괴된다는 소립니다. 판다가 스스로 '몇 개 국어'를 지껄이는 순간, 동물들이 그냥 사람의 언어를 구사하는 게 되어버리잖아요? 영화 밑바닥 설정을 세상 쓸모없고 멍청한 개그 대사 한 줄 쳐보겠다고 연출자가 스스로 갈아엎어버리면 대체 어쩌자는 건가요?

 

 

개와 판다의 대화 역시 하나하나 짚자면 말이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이젠 이런 류의 이야기는 넘어가겠습니다. 이런 거 다 짚으면 글이 10편도 넘게 나올 테니까요. 왜 때문인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개 한 마리가 도심을 주파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그 위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십 년 전 『인디에나 존스』에서도 거를 법한 싸구려 브금이 깔리지만, 이 역시 넘어가겠습니다. 이런 거까지 다 짚으면 글이 100편도 넘게 이어질 테니까요 개가 대놓고 입에 판다 공을 물고 있는데도 '주태주'는 그걸 못 알아본다거나, 지하철까지 타는 최단거리 당일 배송으로 '주태주'의 집에 돌아올 것을 어떻게 알고 눈이 시뻘건 군견 관리병이 대기를 타고 있다거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역시 넘어가겠습니다. 이런 거까지 다 짚으면 글이 1000편도 넘게 이어질 테니까요. 1. '알리'가 판다를 찾았다 말하고, 2. '주태주'가 이젠 네 말 안 믿어! 라 말하자, 3. 판다의 공을 보여주며 믿도록 하는 게 아니라, 1. '알리'가 판다를 찾았다.라고 말하고, 2. '주태주'가 왜 이제 말해!(?)라고 말하자, 3. 판다의 공을 보여주는 이딴 개 같은 상황까지 다 짚으면 글이 10000편도 넘게 이어질 테니 이 역시 넘어가겠습니다. 아... 새삼 빡치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만큼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현행 제도 상 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는 군견은 퇴역 후 심사를 통해 새 보호자에게 인계. 제2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안락사시키거나 의학 실험에 쓰이는 게 아니라요. 즉, '미스터 주'는 '알리'를 죽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알겠냐, 이 급식충아? 이 장면 전후의 의도적으로 부풀려 만들어진 '감성 드라마적 설정'들은 역겹기 그지없습니다. 졸지에 술 취한 동물 학대범으로 전락한 군견 관리병의 신파적 연출에 모욕감이 느껴집니다. 시종일관 의도적으로 과장된 악당과, 그 악당을 의도된 도덕적 심판으로 몰아붙임으로 인해 관객의 감정을 유도하는 방식 역시 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이 딴 시나리오를 쓰는 똥멍청이가, 동물을 빗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그것도 비열하게 어린아이의 입을 빌어 일장연설을 하는 걸 듣노라면, 정말이지 역겨움에 침을 뱉어주고 싶군요.

 

 

 

 

 

 

 

 

 

 

 

망작의 신기원

 

 

반세기 전 '심형래'에 빙의한 '배정남'이 바보연기와 함께 또 등장합니다. 폐급 개그 씬들을 아득바득 채워 넣어야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그동안 트롤링 하며 쌓은 업보를 청산해야 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총을 들고 근접전을 벌이는 돌대가리들과, 액션(...)이라기보다는 굼뜬 춤 동작 같은 동세와, 싸구려 연출을 애써 면피하려는 『아마겟돈』 감성의 음악과, 목발 짚고 붕대 감은 '배정남'을 한번 보여주겠다는 목적 이외엔 전혀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이 든 채로 굴리는 드럼통과, 직전까지 맹인이라는 핑계로 버스에 타 놓고 직후 선글라스를 벗고 창밖 구경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전개의 콜라보레이션이 최대한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야 할 지점에서 되려 관객을 울분과 분통으로 인도합니다.

 

 

그리고 저기요. 판다를 확보 했다면... 니 집에 가서 똥 멍청이 일침충 딸내미한테 보여줄게 아니라, 일단 국정원에 데려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등신이 국가 정보기관 요원이었다고요? 밑도 끝도 없이 온갖 동물들을 종류별로 죄다 집에다 불러들인 건 누가 보더라도 얘네들로 마지막 패키지 그림 하나 뽑아 보겠다는 얄팍한 심산 이상도 아하도 아니죠. 그나마도 새떼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쓸 뿐, 나머지 멧돼지나 사슴, 쥐새끼는 안중에도 없지만요. 어쨌든. 사과 빌런이 결국 최종 보스고 '길태미'는 중간보스였다는 건데요. 널리고 널려 있는 총알 대신 물량이 제한적인 원격 폭탄으로 굳이 '길태미'를 죽인 건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뭐 겉멋 한번 부리고 싶었나 보다 하죠. 케이지도 아니고, 리무진에 판다를 태운다는 억지 역시 그러려니 합시다. 작전에 투입될 정도의 완성된 군견 출신 셰퍼드가 지시도 없이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대낮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물총을 갈겨 동물을 쌔벼가는 게 가능한 세상에 안될게 뭐가 있겠어요. 동물 사랑에 눈이 돌아간 딸내미는 끝까지 지 애비 걱정은 1도 하지 않는 패륜아인 마당에 안될게 뭐가 있겠어요.

 

 

앞서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개는 후각이 뛰어나 음식에 '이물질'이 섞인 걸 사람보다 훨씬 잘 알아챕니다. 그리고, 동물끼리도 고차원적인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한 이 영화의 세계관 대로라면 '알리'의 먹지 말라는 말에 다른 개들이 돌아보는 시늉 정도는 했어야죠. 이참에 덤으로 <개는 냄새를 잘 맡는다.>라는 것 외에 하나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실내 행사의 내부 조사는 보통 전자기기를 활용한답니다.> 군견을 쓰는 게 아니라요. 내빈 중에 누가 개털 알레르기라도 있으면 어쩌라구요. 개가 실례라도 하면 어쩌라구요. 동물 냄새는 어떻게 빼려구요. 오이 오이... 우리 감독님, 이거도 모르셨구나! :)

 

 

 

 

우호관계의 상징물은 어디까지나 상징물일 뿐입니다. 그 상징물이 스스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상징물을 대하는 태도로 말미암아 서로의 관계를 대하는 태도를 가늠하는 외교적 게임이죠. 그런데 판다가 이 행사를 주도한다구요? 백제가 왜에 하사한 칠지도는 뭐 행사라도 뛰었답니까? 아니, 최대한 관대하게 가려고 노력을 해도 어떻게 상식적인 게 단 하나도 없나요. 어디 누가 실내 홀 행사에 집채만 한 곰을 풀어놓고 행사를 하나요!!!

 

 

국가 단위 우호 행사를 하기 위해 온갖 사회 지도층 셀러브리티들이 다 모이는 자리의 보안 요원들의 신원 검사도 안한다구요?!?! 감독이 설정한 상황이란 게 말이 좋아 영화의 클라이맥스지, 총기를 동반한 초대규모 폭탄 데러인데, 관리도 진압도 이렇게 허술하게 한다구요? 얘네 국정원이 아니라 동네 파출소에서 나온 거 아닌가요? 사지 멀쩡한 요원을 눈 앞에 두고, 흠씬 두들겨 패 다 죽어가는 개에게 총을 쏘는 멍청함이나, 총알 한발 쏘고 나서 온갖 슬로 모션에 회상신을 때려 박는 촌스러움까지도 백보 양보 해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개는 바닥에 누워있고, 사람은 몸을 공중에 던졌는데, 떠 있는 성인 남성의 어깻죽지에 총알이 박히는 건 대체 뭔가요? 이 사과 빌런 등신은 대체 어디다 총질을 한건 가요?

 

 

영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되지도 않은 허접 데기 개그를 쳐 보겠다고 고양이 앞에서 기도를 한다거나, 개가 절대 죽을 리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죽은 게 아닐까라 우기는 반전 따위를 욱여넣는 뚝심도 인정할 만 하지만, 동시에 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단 하나의 개그를 성공시키지 못하는 실력은 더더욱 인정할만합니다.

 

 

 

 

... 대부분의 망작들은 그래도 망작인 이유란 놈이 있습니다. 『긴급조치 19호』는 온갖 배우를 눈요기시키는 걸로 장사해보겠다고 덤벼들었다 망한 영화죠. 『리얼』은 존재와 정체성 간의 철학적 고찰을 심미적인 미장센과 과감한 연출로 풀어보겠다고 덤볐으나 실력이 형편없어서 폭망한 영화입니다. 『상류사회』는 갈등 사회의 계급적 반발이란 에너지에 과격한 섹스어필을 쏟아붓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았던 야동이구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뉴밀레니엄 시대의 불안함에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버무리는 걸 목적으로 했으나 그 구현에 철저히 실패한 망작이죠. 『인천 상륙작전』은 '박근혜'가 자신의 지지층을 한껏 애국심에 고취시킨 후 댓글창과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해 만든 타겟형 영화구요, 『자전차왕 엄복동』은 비와 강소라의 스타성에 국뽕과 3.1절 타이밍과 레이싱을 버무리면 장사가 될 거라는 얄팍한 장삿속의 영화구요, 『클레멘타인』은 클레멘타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이죠. 그걸 못 찾겠습니다. 구린데 왜 때문에 구린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구리게 만들었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무슨 목적으로 만들다가 삑사리가 낫기에 이런 결과물이 나온건 지를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웃을 수 없는 개그들만 집착적으로 수집해 놓으면서 그 댓가로 영화의 다른 모든 걸 포기하고 있는 데, 왜 그런 선택을 한건 지를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냥 구립니다. 무지막지하게 구립니다. 이 영화의 유일한 의의는 관람 후 관객의 인내심과 관대함이 한층 넓어진다는 것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영화를 제 값 주고 영화관에서 보셨을 60만 관객들과, 얼마에 들여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걸 돈 주고 샀을 넷플릭스와, 낭비된 제 수명 114분에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김태윤' 감독의 역작, 『미스터 주』 였습니다.

 

 

 

 

* 기본도 안된 영화가 쿠키 영상은 개뿔...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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