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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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3

모범적인 연착륙 _ 핸섬가이즈, 남동협 감독

# 0. 능숙하고 매끈하게 안착한 오컬트 코미디의 모범사례        남동협 감독,『핸섬가이즈 :: Handsome Guys』입니다.     # 1. 호평을 받았던 (2010)을 리메이크한 영화는 잘 짜인 미국식 장르 영화의 맛을 훌륭한 현지화로 이식하는 데 성공한다. 이민재 감독의 (2019)이나 신정원 감독의 (2020)과 비슷한 야심을 가진 작품으로, 개인적으론 두 작품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평가하고 있고 세간의 평도 크게 다르진 않은 듯하다. 거친 표현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당장 포스터만 봐도 안다. 유달리 세월을 정통으로 처맞은 이성민과 이희준의 섹도시발 표정을 보고도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가는 병맛 코미디 외에 다른 장르를 기대했다면 그건 관객이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놀란 건 표현..

Film/Comedy 2025.02.26

점, 선, 면 _ 모노노케 우중망령, 나카무라 켄지 감독

# 0. 차원을 뛰어넘어 메마른 마음에 닿기를        나카무라 켄지 감독,『모노노케 우중망령 :: モノノ怪 唐傘』입니다.     # 1. 일본식 전통 화지(和紙) 텍스쳐는 관객을 에도 시대 두루마리 속으로 초대한다. 동시에 적절한 CGI를 활용, 현대적인 개성을 함께 도모하고 있기도 하다. 축제 날짜가 다가올 때마다 미닫이가 닫혔다 열리는 건 대표적이다. 시퀀스를 구분하기 위함도 있겠으나, 극 안에서 밖으로 관객을 밀어냈다 넣었다를 반복해 운동성을 환기하기 위함이다. 이차원적인 작화와 삼차원적인 운동의 결합뿐 아니라 전통적인 질감과 현대적인 표현의 결합 역시 고유의 미감에 기여한다. 배경이 되는 오오쿠의 카리스마와, 오오쿠를 집어삼키는 모노노케의 카리스마, 모노노케를 퇴치하는 약장수의 카리스마, 작..

Film/Animation 2024.12.14

번뇌와 번민에 빠진 건 누구? _ 제8일의 밤, 김태형 감독

# 0. 애매하게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기보단 각 잡고 하나를 제대로 하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나 데뷔작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영화는 크게 불교, 오컬트, 범죄 스릴러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요. 안타깝게도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작동하지 못하는데 그 원인은 각각의 코드가 서로의 발목을 붙잡기 때문인 듯 보입니다. '김태형' 감독, 『제8일의 밤 :: The 8th Night』입니다. # 1. 시작과 동시에 부처님은 눈깔 뽑기 장인이 됩니다. 흔히 불교 하면 떠올릴법한 자비나 참선 등의 이미지와 배치된 다소 폭력적인 설정이지만, 뭐 그럴 수 있죠. 감독은 이 부분의 문제를 후반부 관념화를 통해 극복합니다. 빨간 눈깔은 번뇌하는 눈, 검은 눈깔은 번민하는 눈이라는 건데요. 확실히 이 토대에서라면..

Film/Horror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