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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Comedy

모범적인 연착륙 _ 핸섬가이즈, 남동협 감독

그냥_ 2025. 2.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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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능숙하고 매끈하게 안착한 오컬트 코미디의 모범사례

 

 

 

 

 

 

 

 

남동협 감독,

『핸섬가이즈 :: Handsome Guys』입니다.

 

 

 

 

 

# 1.

 

호평을 받았던 <터커 & 데일 Vs 이블>(2010)을 리메이크한 영화는 잘 짜인 미국식 장르 영화의 맛을 훌륭한 현지화로 이식하는 데 성공한다. 이민재 감독의 <기묘한 가족>(2019)이나 신정원 감독의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2020)과 비슷한 야심을 가진 작품으로, 개인적으론 두 작품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평가하고 있고 세간의 평도 크게 다르진 않은 듯하다.

 

거친 표현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당장 포스터만 봐도 안다. 유달리 세월을 정통으로 처맞은 이성민과 이희준의 섹도시발 표정을 보고도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가는 병맛 코미디 외에 다른 장르를 기대했다면 그건 관객이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놀란 건 표현과 대비되는 연출의 매끈함이다. 대충 생각해 봐도 서넛 이상의 요소들, 특유의 현지 감성으로 충만한 원작의 호러 코미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된 오컬트 아이디어, 로컬라이즈 과정에서 딸려 나온 캐릭터 변화 사이에서 능숙한 균형을 찾는 데 성공한다. 특히 적절한 연출적 기교를 통해 표현의 수위를 지키면서도 지나치게 안전하거나 유치하게 돌아가지 않고 원작의 매력을 계승한 것은 놀랍다. 비슷한 경우 연성화의 반동으로 컬트적인 표현에 집착하는 식으로 개성에 매몰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유혹에도 빠지지 않는다.

 

 

 

 

 

 

# 2.

 

미국식 하이틴 호러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친숙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캐릭터들과 폭력의 방법들, 기독교 코드 따위를 겸허하게 빌려오되 환경으로서만 작동하게끔 철저히 통제한 것은 주요하다. 그 환경 위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될 주인공 재필과 상구, 미나는 최대한 관객친화적으로 재구성해 어색하지 않도록 대비한 것은 영리하다. 행의 숫자를 과감하게 줄이고 슬래셔 무비를 오컬트로 선회함으로써 경량화시킨 후, 그 공백을 적절한 카메라 워크와 스타일리시한 앵글, 퍼즐적 요소로 대체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납득 가능하다. 소품 하나하나가 떨어지고 부서지고 옮겨지는 장면들이 친절하게 소개되고 충실하게 회수되는 데, 작동보다 인상적인 것은 타이밍이다. 너무 빠르게 회수하면 시시하고, 너무 늦게 회수하면 감흥이 떨어지고, 너무 규칙적이면 지루하고, 너무 많고 복잡하면 번잡한 데, 미묘한 타이밍에 적절히 준비된 기믹을 터트리는 건 감독의 코미디 감각이 그만큼 탁월하다는 증거다.

 

사람들이 스스로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재필과 상구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당장 자신들을 오해하고 있는 학생들과 되살아난 악마로부터 살아남는 것, 둘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라는 혐의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그중 후자의 해결을 특별한 대안 없이 에필로그로 밀어버린 것은 크게 아쉽다. 물론 미나와 요한, 동윤 등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과 앞뜰을 착실하게 찍고 있었던 블랙박스가 있지 않냐 항변할 수도 있지만, 이는 관객이 양해해 준 것일 뿐 시나리오적인 해법이라기엔 빈약한 것은 어쩔 수 없다.

 

 

 

 

 

 

# 3.

 

캐릭터 쇼를 두고 배우 이야기를 하지 않을 도리는 없다. 핸섬가이즈의 연기가 만족스러운 건 배우들이 바보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어느 시점에서 바보 같은 행동을 하게 되어버린 사람은 있어도 스스로 바보를 수행하는 사람은 없다는 상식을 관성적으로 망각하곤 하는데, 그런 면에서 시종일관 자기 캐릭터의 진솔함을 성실하게 지켜나가는 이성민과 이희준의 캐릭터 해석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잘 짜인 각본은 모든 배우의 연기를 안정적이게 한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공승연을 비롯한 모든 배역에서 생동감이 전달된다는 것은 만족스럽다. 관상은 과학이라던 용준 정도가 낭비된 맛이 있지만 그 외엔 자신의 역할을 한다. 악마 들린 박경혜의 휘향 찬란한 혓바닥, 94년 개띠 우현의 헌신적인 몸개그도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박지환은 체급이 다른 절륜한 코미디를 연기한다. 지나치게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을 영화가 끝까지 힘 있게 뻗어나간 데에는 박지환의 기여가 있다. 물론, 그래봤자 처키 옷을 입은 봉구가 최고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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