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단단해지기를(을) 사용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이시바시 유호 감독,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 朝がくるとむなしくなる』입니다.
# 1.
평범하게 소박한 이이츠카의 이야기는 솔직함에 관한 것이다. 대부분에게 당연하고 평화로울 아침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애써 커튼을 당기듯 스스로 거짓되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거짓이란 타인을 향한 거짓과 자신을 향한 거짓을 모두 의미한다. 흔히 모든 거짓은 이기적이라 생각하지만 오해다.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있다 숨기는 거짓말은 유리한 것이지만, 그런 자신의 인생에서 채워진 것으로서의 대견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건 불리한 거짓말이다. 대부분의 거짓말이 유리함에도 어떤 거짓말들이 그렇지 않은 건, 그들에겐 거짓이 아플지언정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타인을 향한 방어적인 거짓말과 자신을 향한 가학적인 거짓말은 작품이 통찰하는 청춘이 직면한 위기다. 모순은 밤과 술의 유쾌함과 낮과 컵라면의 건조함으로 대비된다. 친구와의 천진난만한 장난과 사회적 관계에서의 소심함으로 대비된다. 상반된 두 거짓말은 모두 인간을 밀어내어 고립시킨다. 영화는 공간에서도 구도에서도 서사에서도 거대한 공란과 같은 것으로, 별명도 친구도 애인도 생활도 내면도 텅 비어버린 존재가 그 안에 숨어있던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 2.
밤과 아침이 루틴처럼 반복되는 플롯은 더디지만 꾸준한 연습이다. 솔직해지는 연습말이다.
이유 없이 누군가를 만나는 게 어색한 사람이 근육통이 올 정도로 볼링 즐기기를 연습한다. 취업 축하 자리에 움추러드는 사람이 옷장에 숨겨진 양복을 인정하는 것을 연습한다. 연말 선물의 의미를 잊은 사람이 망가진 커튼을 스스로 고치는 것을 연습한다. 스스로 대견해하는 동료를 신기해하던 사람이 컵라면 대신 떨어진 간장을 살펴보는 것을 연습한다. 모두가 맥주를 마심에도 혼자 하이볼을 갈증 하던 사람이 억누르기만 하던 충동을 연습한다. 연하의 남자를 상대로 제풀에 주눅 드는 사람이 서서히 다가가는 것을 연습한다. 그 끝에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하던 사람이 좌절의 다리에 다시 서서 솔직함의 전화를 건다. 두 개의 상반된 거짓을 서서히 벗겨낸 소녀는 친구와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한 아침을 더 이상 공허하다 느끼지 않는다.
퇴사 따윈 덜컥 애가 생기거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에 비하면 별 거 아니라는 진실이다. '힘든 일 없어?'와 '어떻게 다 맞는 길로만 가겠어.'와 '잘 자.'라는 말에 담긴 진심이다. 다시 일상적인 편의점, 자기 힘으로 고친 커튼대. 똑같은 마을의 똑같은 아침이지만 아주 조금 더 편안해진 표정의 재잘거림으로 영화는 끝난다. 고압적인 시선에서 지적당하는 대신 스스로 성찰하는 이야기란, 설령 화려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감동이 있다. 스스로를 대견해 할 수 있는 사람의 일상이 단단해지는 이야기란, 설령 독창적이지 않더라도 신용할 수 있는 감동이 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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