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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Comedy

맛없는 도시락의 역설 _ 4교시 체육시간, 예민희 감독

그냥_ 2021. 7.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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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이어폰을 낀 기환의 걸음걸이, 시선, 자세에서 느낌이 팍 옵니다. 크흑... 이것이 '진짜'라는 것인가.

<흑역사 생성기> 중 세 번째 단편입니다.

 

 

 

 

 

 

 

 

'예민희' 감독,

『4교시 체육시간 :: School Off』입니다.

 

 

 

 

 

# 1.

 

전직 엘리트 찐따의 전문가적 식견으로 보건대 캐릭터 디테일이 썩 훌륭합니다. 특유의 어수룩한 말투, 뭘 해도 애매한 엉거주춤한 자세, 꾀병 부려 체육시간 제끼고 교실로 돌아오는 순간의 의기양양함 뿐 아니라 외부의 압력에 의해 왜곡된 겉모습과 내적 자아의 간극, 평소 들어온 말들과 해왔던 행동들이 자신도 모르게 투사되는 순간들에 대한 표현이 풍부하면서 또 자연스럽습니다. 아이템의 중량감을 통제하기 위해 인물의 희화화가 아니라 장르적 음악들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도 세심하다 해야 할 듯하구요.

 

 

 

 

 

 

# 2.

 

학교 폭력의 실체에 단순한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주눅 들고 눈치 보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으로 영화를 만들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보통의 감독들이라면 재미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최대한 물리적 위협을 묘사했을 텐데 말이죠. 학생을 압박하는 주체에 일진 진성 뿐 아니라 선생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의식을 부분적으로 나마 환기한다는 점 역시 작품을 풍성하게 한다 해야 할 듯합니다.

 

불쾌하지 않을 정도로 긴장을 적당히 제어합니다. 덕분에 분노나 연민과 같은 강렬한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긴장의 성격을 편안하게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해결이라는 것 역시 오그리 토그리 브로맨스나 상대를 목적어로 대하는 으~른의 시각에 경도된 것 따위가 아니라 팀워크의 경험이 우정의 단초가 되는 상쾌한 순간을 발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점 역시 산뜻하군요.

 

 

 

 

 

 

# 3.

 

헤드폰을 쓰고 감상했음에도 부분적으로 대사가 귀에 잘 안 박힌다거나, 음향의 밸런스나 편집이 다소 엇나가는 등 사운드에서의 단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냉정히 말해서 이런 류의 독립 단편에 음향이 잘 만져져 있으면 그게 이례적인 거라 해야겠죠.

 

이 모든 사단의 이유가 겨우 도시락일 뿐이라는 것과,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이 엄마보다 더 공들여 도시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맛있는 도시락이 아니라 맛없는 도시락을 만들어야 한다는 역설이 제한적 조건의 작품에 깊이를 더합니다. '예민희' 감독, <4교시 체육시간>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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