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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y/Humanism

수동 숨쉬기 _ 최후의 호흡, 리처드 다 코스타 / 알렉스 파킨슨 감독

그냥_ 2021. 4.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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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북해 해저에 고립된 잠수부 크리스 레몬스의 사고와,

그를 구조하기 위한 동료들의 고군분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리처드 다 코스타', '알렉스 파킨슨' 감독,

『최후의 호흡 :: Last Breath』입니다.

 

 

 

 

 

# 1.

 

잠수 지원선 '토파즈'가 거친 북해의 격랑에 떠밀립니다. 챔버와 잠수부 사이에 연결된 케이블이 끊어지고 맙니다. 산소 공급은 중단되었고 수면으로 올라올 수도 없고 올라와서도 안 되는 상황. 5분여 밖엔 버티지 못할 산소통 하나에 의지해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깊은 바닷속에서, 크리스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작품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1시간 여 까지는, 크리스의 약혼녀와 같은 팀 잠수사 데이브 유아사, 던컨 올콕을 비롯한 동료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크리스가 가족들과 주고받았던 몇몇 영상기록들과 당일 현장의 CCTV,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을 근거로 한 재연과, 포화잠수飽和潛水라는 일반에겐 생소할 잠수 기법에 대한 일반교양 수준의 지적 호기심이 극을 이끕니다. 후반부 20여분은 사고 당사자인 크리스의 짤막한 인터뷰와, 구조 이후 주변인들이 느꼈던 소감으로 이루어져 있죠.

 

서사나 환경, 주제의식은 전혀 다릅니다만 호흡할 수 없는 공간에 떨어진 자의 절대적 고립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도 영화 <그래비티>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언제나 현실은 상상보다 더 급작스럽고 더 가혹하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죠.

 

 

 

 

 

 

# 2.

 

사고 자체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기도 하고 또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문외한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작품에 안착시키는 방법론과, 중반 넘어 관객까지 심정적으로 바다 깊은 곳으로 몰아넣는 연출은 썩 훌륭합니다. 격랑에 일렁이는 바다의 압도적인 위력과, 칠흑 같은 심해에 대한 경외심과, 실제 촬영된 영상이 제공하는 현실감이 높은 몰입감을 더합니다. 길지 않은 런타임 동안에도 '내가 지금 숨 쉬고 있구나' 라는 감각을 스스로 점검하게 하는 힘이 인상적인 작품이죠.

 

감독이 노린 장르적 한 방이라 한다면 역시 그래서 크리스가 무사한 거야? 일 텐데요. 나름 반전으로 준비했습니다만 성공적이지는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영화의 구성이 다른 것도 아니고 '재연'이잖아요. 당사자가 변을 당했다면 주변인들이 재연에 응했을 리가 없다는 걸 관객 누구나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크리스가 아무리 당시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하더라도, 분량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다는 측면 역시 부정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실제 다큐를 보고 나면 심해 속에서 5분짜리 산소통 하나로 30분을 살아낸 크리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포화잠수 법을 소개하는 과학 다큐처럼 보인다거나, 동료 구출하는 데 성공한 데이브와 던컨의 영화처럼 보여도 이상하지 않죠.

 

# 3.

 

그럼에도 종합적으론 준수한 다큐멘터리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다만 충실한 내용으로 승부를 보는 관찰자로서의 다큐멘터리보다는 인터뷰 내용을 취재해 감각적으로 재연한 영화를 본다는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는 것만 감안하시면 좋겠네요. 리처드 다 코스타, 알렉스 파킨슨 감독, <최후의 호흡>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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