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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y/Art

빈센트 반... 셜록?! _ 반 고흐, 앤드류 휴튼 감독

그냥_ 2020. 5.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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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위대한 셰익스피어의 나라여서 그런 걸까요. 영국은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들어도 이렇게나 '드라마틱하게' 뽑아냅니다.

 

 

 

 

 

 

 

 

'앤드류 휴튼' 감독, BBC 다큐멘터리,

『반 고흐 :: Van Gogh _ Painted with words』입니다.

 

 

 

 

 

# 1.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전기 다큐멘터리입니다.

 

만,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다큐라기보다는 내레이터의 해설을 곁들인 재연물에 훨씬 가까운 작품입니다. 주인공 '반 고흐'를 비롯한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감성적인 표현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을 넘어 심지어 지 마음대로 '제4의 벽'을 넘나들며 관객과 소통까지 하죠.

 

연대를 나열하는 건조한 편년체 형식으로 구성함으로써 최대한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는 여타 다큐멘터리들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독특한 연출 방식 덕분에 인물을 둘러싼 사실관계에 대한 지적 탐구를 넘어, 감정적 동요가 풍부하게 일어납니다. 영화와 다큐 중간 어딘가의 매력적인 작품이랄까요.

 

 

 

 

 

 

 

# 2.

 

다만 극의 형태로 각색되는 과정에서 작가의 개입과 주관적 해석, 혹은 오해의 여지가 생긴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감독 역시 내심 찔렸던 건지 서두에서부터 "이 영화는 900여 편에 달하는 '반 고흐'의 자필 편지를 근거로 만들어진 사실이다!!" 라며 누가 물어보지도 않은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말 한마디로 때울 수 있을 만큼 신뢰도를 높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일례로 이 작품에서의 '고흐'는 <프랑스> 파리와 아를, 생레미에서 활동하던 <네덜란드> 화가가 아니라 좋게 말하면 품격 있고 나쁘게 말하면 으스대는 전형적인 <영국인>에 더 가깝게 묘사됩니다.

 

연출자의 입장에선 장단이 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배우에겐 운신의 폭이 넓은 유리한 연출 방법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유로운 연출 하에서라면, 오이형 '베네딕트 컴버베치'는 화려한 원맨쇼를 충분히 펼칠 수 있는 배우죠. 오이형의 메서드풍 연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장르적 재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딱딱하고 심심하다? 다른 작품은 몰라도 이 영화만큼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솔직히 『셜록』이 겹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인 거겠죠. 매드 아티스트와 매드 디텍티브의 공통된 정체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화 내내 어디선가 '존 왓슨'이 뛰쳐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3.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라는 말의 이면에, 역설적으로 작품에 모든 의의를 빼앗긴 작가는 껍데기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요. <별이 빛나는 밤>과 <밤의 카페>와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과 같은 명작에 가려져 있던, 작품의 가치를 북돋으는 조미료로서의 미스터리한 죽음만이 부각되던, 자연인 '반 고흐'의 일생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이 다큐의 의의는 충분해 보입니다.

 

유명 그림뿐 아니라, 작가가 보았을 것으로 유추되는 환경을 직접 촬영해 보여줌으로써, <이런 풍광에서 이런 감각을 발견했을 것>이라는 걸 손수 떠먹여 주기까지 하는, 여러모로 대단히 친절한 교양 다큐멘터리입니다. 일반인에게 있어 교양으로서의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시발점으로서 이만하면 훌륭하죠. 이게 공영방송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앤드류 휴튼' 감독, 『반 고흐』 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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