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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Thriller

로스트 같은 거 _ 어둠 속으로, 제이슨 조지 제작

그냥_ 2020. 5.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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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태양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겨 해가 뜨면 전자레인지 안에 있는 것 마냥 맛있게 구워지게 되는 재난이 발생함에 따라, 살아 남기 위해 비행기 타고 지구 자전 역방향으로 겁나 빨리 빤스런을 하면서, 육지에선 파밍하고 비행기 내에선 투닥거리거나 썸을 타는 드라마입니다.

 

 

 

 

 

 

 

 

'Netflix Original 벨기에 TV 시리즈',

『어둠 속으로 :: Into the Night』입니다.

 

 

 

 

 

# 1.

 

범지구적 스케일의 재난과 불안정성 높은 환경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속출합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 모두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갈등과 협력을 강요받게 되죠.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각각의 인물들은 서로에 대해 이해와 용서를 조금씩 넓혀가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장하거나 혹은 책임지게 됩니다. 이 일관된 구조가 6개의 화 안에서 무한 반복되죠.

 

네. 불륜과 섹스와 시체가 난무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작품은 선량한 휴먼 드라마입니다. 장르적인 면에선 각 인물의 배경이나 사건에 숨겨진 떡밥 따위를 적당히 뿌리면서 그걸 회수하는 동안의 쾌감을 동력으로 삼는 스릴러물이기도 하구요.

 

혹시 여기까지 듣고서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지 않으신가요? 예상하신 대로 ABC에서 방영한 미드 『로스트』의 아류작 중 하나가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재난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서사적 볼륨은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아무런 위계와 체계 없이 강제로 한 공간에 몰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협동하거나 뒤통수를 갈기는 걸로 채워져 있죠.

 

 

 

 

 

 

# 2.

 

태양을 피해 다녀야 한다는 테마에 낚여 이 작품으로 하여금 SF적 재미를 기대하셨다면 곤란할 수 있습니다. 배경 설정은 ⑴ 설정 고유의 참신함과 영상 전반을 깜깜한 어둠 속으로 밀어 넣게 만드는 스타일과 촉박한 시간과 비행기의 이착륙 따위의 필연적 인과로 인물들을 등 떠미는 것을 위해서만 선택적으로 기능할 뿐, 서사 안에까지는 전혀 개입하지 못하거든요. 일종의 게임 속 턴을 열고 닫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편리합니다.

 

언제나처럼 그럴싸한 과학적 용어들을 들먹이며 몰입감을 돋으려 노력하지만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어지간하면 학사, 아무리 못해도 고교 공통과학 정도는 기본으로 배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군데군데 눈에 띌 정도죠. 개연성에도 하자가 드문드문 있구요. 다만 애초에 그런 걸 따지며 보는 류의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 역시도 감안하긴 해야 하겠지만요.

 

 

 

 

 

 

# 3.

 

한드를 비롯한 아시아권 드라마와 영미권 드라마에는 뚜렷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아시아권 드라마는 아무리 막장으로 치닿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어찌 되었든 서사를 굴리는 것으로 볼륨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죠. 반면 영미권 작품들은 수틀리면 냅다 등장인물의 과거를 짜낸 설정집을 회상씬으로 풀어놓으며 볼륨을 때우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엄브렐라 아카데미』에서 시즌 절반에 가까운 분량을 7명에 달하는 찐따 하나하나의 과거 회상으로 때운 것처럼, 『오뉴블』이 매 시즌마다 등장인물들이 왜 깜빵까지 흘러 들어오게 된 건지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걸로 화를 때우는 것처럼. 이 드라마 역시 각 인물들의 과거와 사고방식에 대한 회상으로 볼륨의 상당 부분을 채웁니다. 화 별 제목에서부터 대놓고 인물들의 이름을 가져다 쓰고 있듯 말이죠.

 

 

찐따들의 대환장파티 _ 엄브렐라 아카데미, 피터 호어 감독

# 0. 뭔가 하나를 재밌게 즐기고 나면 뽕이 남아 비슷한 걸 더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여행을 가도, 게임을 해도, 쇼핑을 해도, 영화를 봐도 그렇죠. 이번에도 여지없이 버릇이 터져 『킹덤』으로

morgosound.tistory.com

 

 

 

 

 

# 4.

 

다 죽게 생긴 마당에 국적-종교 따지고 민주주의-리더십 따지는 걸 보며 말도 안 되는 억지라는 생각에 어처구니가 승천할 뻔합니다만, 가만 생각해보면 코로나-19 때문에 만 명 단위로 훅훅 죽어가는 영미권에서도 위대하신 인종차별과 필수적인 강아지 산책과 마스크를 쓰지 않는 리버럴함과 이 모든 것을 위한 레볼루숑을 실천하고 계시긴 합니다. 때문에 어찌보면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죠.

 

집채만한 기계를 운전하는 가녀리지만 강단 있는 여자 주인공. 와일드하고 폭력적인 고전적 마초와 젠틀맨 콤플렉스를 대변하는 느끼한 마초의 대립. 이것저것 주워들은 건 많은 비겁한 겁쟁이지만 그래도 중요할 땐 용기를 짜내는 찐따. 곤란한 상황이면 언제나 짜잔 하고 나타나 모든 배경을 말로 설명하는 백과사전. 철없고 허영에 찌들어 있지만 재난 속에서 점점 성장하는 소년만화 주인공식 셀러브리티. 의사가 아니라 치료를 장담할 수는 없다지만 온갖 종류의 병은 몽땅 고쳐내는 슈바이처. 와 같은 유서 깊은 클리셰 범벅 캐릭터들이 작품을 안정적으로 굴러가게 합니다.

 

 

 

 

 

 

# 5.

 

너무 깟나요? 당연히 장점들도 있습니다.

 

활용이 제한적이긴 합니다만 어찌 되었든 아이템의 파괴력만큼은 분명합니다. 조선에선 좀비 나부랭이가 주인공을 쫓아오는 동안 벨기에에선 무려 태양이 시속 천 킬로가 넘는 속도로 쫓아 오는 거니까요. 전개가 빠르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협소한 공간과 제한적 시간 덕에 전개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속도감은 전달됩니다. 엄청 재미있거나 훌륭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는 드라마 정도는 너끈히 해냅니다.

 

새로운 인물을 유입하기 쉽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퇴장각을 보는 데 있어 질척거리지 않습니다. 곤란하다 싶으면 꺼내 드는 만능 주인공과 슈바이처 빙의한 간병인 캐릭터가 조금 무리수인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인물들 간의 밸런스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 인물 하나 모두 제 나름의 캐릭터성을 지키는 가운데 본인의 분량을 다 합니다.

 

선악의 구렁텅이에 인물을 처박아 넣지 않았다는 것도 좋습니다. 전체 맥락을 알고 있는 관객의 눈에 충분히 납득할만한 각 개인의 최선이 다시 누군가의 악재가 되고, 그 악재를 극복하는 최선이 그 다음의 악재가 되는 식의 시나리오를 썩 성공적으로 구축해 냅니다. 대놓고 모든 짐을 짊어진 다 같이 죽자는 식의 욕받이 악당 트롤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최소한의 퀄리티를 보장하게 하죠.

 

 

 

 

 

 

# 6. 

 

독특한 상황이 펼쳐지는 동안의 SF적 재난 어드벤처를 기대하고 보시면 곤란합니다. 여타의 드라마들처럼 통속적인 캐릭터쇼를 예상하셔야 합니다. 특별히 훌륭한 완성도의 드라마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안정적인 능숙함은 분명 있는 작품입니다. 강력 추천!! 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못 볼만큼 후지지는 않습니다. netflix 드라마가 그만하면 됐지 뭘 더 바래라는 생각으로 본다면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Netflix Original 벨기에 TV 시리즈', 『어둠 속으로』 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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