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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y/Humanism

ZIONT _ 레슬러 자이언 클라크, 플로이드 러스 감독

그냥_ 2019. 5. 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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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오프닝은 환상적입니다. 강렬한 도입으로 간결하게 설명합니다. 치열한 레슬링에 이어 경기장 한가운데 양팔로 우뚝 선 남자의 모습이 여느 훌륭한 장편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압도합니다. 인간의 삶이 그 자체로 이렇게나 경건하고 엄숙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플로이드 러스' 감독,

『레슬러 자이언 클라크 :: ZION』입니다. 

 

 

 

 

# 1.

 

이해와 동정의 차이, 공감과 선의의 거리

 

자이언 클라크는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이 없었습니다. 다리가 있는 게 어떤 건지 알지 못한다 말하죠. 그에겐 하반신이 없는 지금이 정상입니다. 어릴 적 낳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습니다. 보육원에서 자라는 동안 폭력과 학대를 겪어야 했습니다. 삐뚤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에서 삐뚤어질 뻔했던 유년기를 붙잡아 줬던 건 레슬링이었다 말합니다. 처음 학교를 가던 날 의족을 억지로 착용하고 있던 자이언의 발에선 피가 나고 있었다고 선생님은 회상합니다. 

 

"전 제 모습 그대로를 보이고 싶었는데, 사람들은 자신들과 비슷하길 원합니다.

왜 저한테는 익숙한 바닥에서 좋아하지 않는 높은 곳으로 억지로 들어 올리려 할까요?"

 

사람들이 의족을 입힌 건 괴롭히기 위해서는 아녔을 겁니다. 되려 선의일 가능성이 높죠. 불편하고 위험하고 지저분한 바닥을 기는 것보단 의족의 도움으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자이언의 대답은 예상을 벗어납니다. 의족이 불편했다, 더 편한 의족이 필요했다가 아니라 바닥이 익숙하고 편하며 안정적이라 말합니다.

 

자기중심적 사고의 한계를 목격하는 순간입니다. 선의가 선의로서 충분한 것인가 질문하게 됩니다. 다리 없이 바닥을 기는 상태로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 라는 당사자에겐 대단히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명제가 선행되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재고하게 됩니다. 이해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동정하고 있는 건지 곱씹어보게 됩니다. 자이언은 짧은 다큐멘터리 내내 자기 자신을 말합니다. 그저 내가 되고 싶었다 말합니다.

 

# 2.

 

난 나약하다고 느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편견과 역경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의 존엄이 화면 너머 관객의 공간까지 지배합니다. 자이언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당함을 집어던진 위대한 레슬러이자 위대한 거인입니다. 2016년 주대회 지역 결승전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그칩니다.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내지만 아쉬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죠. 그 순간 자이언은 오롯이 한 명의 레슬러로 존재합니다. 그는 피해의식 따위 집어던진 지 오래입니다. 솔직히 저라면 내 상황에 이 정도면 훌륭하다 생각했을 것 같은데요. 한심하기 짝이 없군요. 

 

 

 

 

 

 

# 3.

 

전 종교가 없습니다. 전형적인 공대 테크를 밟은 무뚝뚝한 인간이죠. 그럼에도 이런 사람들을 보살피는 존재가 있다면 한번쯤은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아들에게 전하는 어머니 킴벌리의 기도에 제 마음도 함께 담아 글을 마무리합니다. 부디 그녀의 기도와 또 다른 자이언의 기도와 그들의 부모들의 기도에 신의 응답이 있길 바랍니다. '플로이드 러스' 감독, 『레슬러 자이언 클라크』 였습니다.

 

# 4.

 

"Father God, I ask that you just remind him that he is fearfully made in spite of what his physical being may be. Continue to quiet the voices that may lie to him and tell him about what he can't do. Let him be a light in a dark place. Father God, you know what it is that we stand in need of in this household as far as his college and for his future. I just ask that you bind your will to whatever it is, the purpose that you have for him. In Jesus's name, Amen."

 

"하느님 아버지, 바라옵건대 육신의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신묘히 지어진 존재임을 그에게 상기시켜 주시옵소서. 거짓을 말하고, 할 수 없다고 부추기는 목소리들을 계속 차단해 주시옵고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그의 미래에 있어 우리 가정에 필요한 게 뭔지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그 아이에 대해 가지신 목적이 그 무엇이든 당신의 의지로 묶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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